애니콜 햅틱 개발자와 대담 제1부
아시다시피, 지난 3월18일에 올린 ‘햅틱폰에 관련한 질문을 받겠습니다.’ 라는 글을 통해 여러 블로거들이 궁금해하는 애니콜 햅틱에 관한 질문을 접수 받은 바 있습니다. 이틀 동안 올라온 30여 개의 질문을 정리해 3월20일 오전 11시30분 중앙일보 사옥에 있는 삼성전자 정보통신총괄에서 애니콜 햅틱 개발에 참여했던 개발자 두 분을 모시고 인터뷰를 진행했습니다. 이날 인터뷰에는 정보통신총괄 윤중삼 선임(UX팀의 사운드, 햅틱 담당)과 박주연 책임(UX팀 UI 담당), 제일기획 김수진 씨, 태터앤미디어 슈테른, 늑돌이네 라지온의 늑돌이, 그리고 제가 참여해 두 시간 동안 애니콜 햅틱에 대한 여러 이야기를 들었습니다(모두 수고하셨습니다).
블로거의 질문이 워낙 많았던 터라 점심 시간을 건너뛰며 긴 시간 인터뷰를 할 수밖에 없었는데, 그 많은 이야기를 한 번에 전하려니 페이지가 너무 길어지고 지루해 두 개의 글로 쪼개기로 했습니다. 글을 쪼갰는데도 스크롤 압박이 좀 있을 듯 싶은데요. 이날 인터뷰는 좀 색다르게 토크쇼 형식으로 진행했던 터라 이 글도 일반적인 Q&A와 다르게 정리를 했습니다. 토크쇼를 즐기듯이 가벼운 마음으로 그날의 이야기를 즐기세요. ^^
(아, 이 글 하나로 애니콜 햅틱에 대한 오해가 다 풀릴거라 생각지는 않습니다만, 수개월 동안 애니콜 햅틱을 개발하는 데 땀을 흘린 개발자의 노력을 조금이나마 이해를 하는데 도움이 되었으면 합니다. 아마도 이 글이 올라갈 때쯤 각종 매체에 애니콜 햅틱의 자세한 제원이 공개될 것입니다.)
칫솔 안녕하세요.
윤중삼 선임(이하 윤) 안녕하세요.
칫솔 오늘 이 자리에 애니콜 햅틱에 대해 여러 블로거들이 묻고 싶은 질문을 모아 왔습니다.
윤 짧게 답할 수 있는 질문이면 좋을 텐데요. ^^
칫솔 너무 짧게 답하시면 아마 많은 블로거들의 가만 두지 않을걸요?
윤
네.
칫솔 이 시간을 갖기 이틀 전에 애니콜 햅틱에 대해 궁금한 점이 있으면 질문을 남겨달라는 글을 제 블로그에 올렸더니 30여분 정도가 질문을 남겨 주셨어요. 오늘 그걸 그대로 들고 왔습니다. 때문에 오늘은 그 질문들을 제가 읽어드리고 윤 선임께서 답을 하는 토크쇼 형식으로 진행해볼까 해요.
윤 네.
칫솔 질문을 드리기 전에 당부를 드리면, 지금 드리는 질문에 오해가 있기도 하고 보기에 따라서 좀 공격적이기도 한데, 이 모든 게 아직 정보가 공개되지 않은 애니콜 햅틱에 대한 일반적인 생각이 이렇다고 보시고 좋을 듯 합니다.
윤 네.. 마음의 준비를 하고 질문에 답하겠습니다.
1.
칫솔 간단한 질문부터 시작하죠. 블로거 유노님이 올린 질문인데요. "'애니콜 햅틱'의 뜻은 무엇인가?"와 "프라다폰과 아이폰의 베끼기라는 얘기가 있는 데 어떻게 생각하시고 차별성은 무엇인지?"라고 물어보셨습니다.
윤
음. 항상 받는 질문인데요. 햅틱은 사전적인 의미로 '촉각적인' 이런 의미를 갖고 있잖아요. 때문에 진동이나 촉각적인 햅틱스 기술을 연구하는 분들이 많이 있고 이들의 성과가 하나의 트렌드로 나타나고 있고, 터치스크린과 여러 진동 패턴을 최적화한 햅틱 UI를 강조하기 위해 '애니콜 햅틱'이라는 애칭을 쓰게 된 것이고요. 휴대폰과 이용자 사이에 감성적 교감을 염두에 뒀다고 보시면 됩니다.
아이폰과 프라다폰 베끼기라는 의견에 대해서는 아무래도 애니콜 햅틱을 개발하는 동안 두 제품이 나왔기 때문에 그렇게 보이는 것이고요. 사실 질문에서 말하는 터치폰들은 진동이 없거나 진동 패턴 수가 4가지 밖에 되지 않지만, 햅틱폰은 화면에 눌러야 할 버튼의 성격이나 화면을 넘기는 것 등 각각 상황에 맞춰 진동이 달라지도록 해 디지털의 딱딱함을 누그러뜨리고 아날로그적 느낌을 부각시킨 디지로그(디지털+아날로그) 컨셉을 강조했어요. 아무래도 터치폰이라는 게 트렌드이긴 해도 사실 터치폰에서 디자인의 자유로움에 한계가 있다 보니 경쟁사들이 비슷한 모습을 보이는 것이라 여겨지는데, 여러 업체가 터치폰을 만들어 하나의 경향으로 굳어지면 그런 이야기는 수그러들거라 봅니다.
2.
칫솔 이번 질문도 사실 같은 이야기인데요. "왜 프라다폰 디자인을 따라했나?"인데. 위에서 답변한 것으로 갈무리하고 다음 질문으로 넘어가죠. 유명한 분이 질문을 주셨는데요. 지나가다님.
윤 정말 유명하신 분인가요?
칫솔 그럼요. 어느 블로그, 사이트에서나 왕성하게 활동하시는 분이거든요.
아무튼 그 유명한 '지나가다'님이 주신 질문입니다. "전혀 아이폰을 벗어나려는 게 아니라 어떻게든 묻어 가려는 UI는 황당하다. 또한 아이팟 나노 3세대와 아이팟 터치, 아이폰의 광고를 짬뽕시킨 햅틱폰 광고도 우습다. 아이폰과 아이팟이 경쟁상대인가, 아니면 메이주처럼 비슷하게 만들어 따라가려는 것인가?" 이런 질문입니다.
윤 와~ 이분 유명하실 수밖에 없겠는데요?
듣다보니 혈압이 좀 오르네요. 그래도 블로그를 돌아다니면서 이런 맥락을 글을 접했던 터라 잠깐 이야기를 덧붙이자면, 비슷하게 보는 분들은 어쩔 수 없고요. 단지 터치폰은 수많은 특허 문제(멀티 터치도 그 중 하나)로 인해 자체적으로 해결해야 하는 것이 있습니다. 때문에 애니콜 햅틱은 원 탭, 즉 한 번 건드림으로 모든 걸 할 수 있도록 만들면서 쉬운 접근성을 강화한 게 특징이에요. 즉, 모든 메뉴를 여러 번 눌러야 기능이 실행되는 게 아니라 맨 위의 메뉴 하나만 고르면 바로 원하는 기능을 다룰 수 있거든요. 후발 주자라고 해서 선발 주자를 그대로 따라하는 것이 아니라 분명한 차별점을 갖고 준비를 해왔다고 보는 게 맞을 것 같네요. 특히 애니콜 햅틱의 UI 방식은 진입과 선택만 되는 이전의 다른 터치폰과 분명히 다르기 때문에 제품이 나오면 그 차이는 금세 알 수 있으리라 봅니다.
칫솔 터치 방식의 차이도 있지 않나요? 기술적이라던가 UI라던가.
윤 그렇죠. 아이폰과 애니콜 햅틱의 터치 기술의 차이점은 정전압 방식과 정전기 방식으로 나뉘는데요. 정전압 방식은 눌림을 인지하는 것이라 미세한 조작을 할 수 있어요. 그래서 햅틱폰에는 자잘한 아이콘을 손톱 끝으로 꺼내서 옮기고 크게 만들 수 있고, 메모를 할 수 있고요. 아이폰은 정전기라 6mm 이상의 면적을 인식하므로 손톱으로 조작할 수 없어요. 손마디 끝으로 다룰 수는 있지만 자잘한 아이콘을 꺼내는 것 같은 인터랙션을 할 수 없어서 아이콘이나 여러 애플리케이션 버튼을 큼지막하게 넣을 수밖에 없던 거지요.
3.
칫솔 어... 이번에는 햅틱스를 전공하시는 inux라는 분이 주신 질문인데요.
윤
네
칫솔 inux님이 주신 질문은 "햅틱폰에 대해 큰 기대와 우려를 함께 가지고 있다. 지금까지 공개된 정보들을 보면 22가지의 진동패턴 외에는 햅틱이라 할만한 요소가 없는데, 보통 vibrotactile 혹은 tactile이라는 말처럼 좁은 범위가 아니라 왜 햅틱이라는 넓은 범위의 명칭을 붙여야만 했는가. 그리고 휴대폰에 쓰이는 진동모터는 응답성이 나쁜 편이라 22가지 진동패턴을 전달했을 때 사용자가 그 의미를 모두 구분할 수 있을지도 의문이다. 더불어 공개된 화면에 주사위나 윷놀이가 나오는 것으로 보아 가속도 센서도 내장된 것 같은데 그 센서의 활용도가 어느 정도이고 진동모터를 쓰면 배터리 사용량도 많아질 텐데 그 부분에 대한 고려가 있었는지도 답해 달라"고 하네요.
윤 일단 햅틱을 연구하는 분들을 많이 만나봤고요. ‘브루스터‘ 교수라는 햅틱 분야의 권위자는 물론 그와 함께 연구하는 분들을 초빙해 회의도 하고 조언도 구했는데, 그분들이 햅틱이라는 전체 틀 안에서 자동차나 의학 같은 특정 분야의 햅틱을 연구하듯이 우리도 휴대폰이라는 특정 영역에서 햅틱을 연구했던 거에요. 때문에 진동을 통해 그 정보를 전달하는 햅틱 요소를 강조하기 위해서 '햅틱'을 쓰기로 한 것이고요. 애니콜 햅틱이 햅틱이라는 전체 분야를 대표한다기보다는 휴대폰 안에서도 바이브레이터라는 장치를 이용해 진동으로 촉각의 느낌을 살리는 햅틱 장치라고 이해하면 쉬울 것 같네요.
휴대폰이 풀터치로 가면서 화면에 대한 느낌이 없으면 오동작이 많아지므로 제조사나 이용자의 입장에서 이 문제를 해결하려면 진동이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한다는 게 결론이에요. 그런데 브루스터 교수와 함께 연구하면서 22가지 진동을 다 이해하느냐에 관해 브루스터 교수진의 연구 결과에 따르면 특정 버튼을 누르는 상황에서 이용자가 알아채는 진동은 사실 서너가지 밖에 되지 않는 걸로 나타나더군요. 그럼에도 22가지 진동 패턴을 넣은 것은 GUI 상에서 짧게 또는 길게 누르는 버튼이나 다이얼 또는 윷놀이처럼 돌리거나 던지는 등 화면에 보이는 상황에 맞는 진동을 줘 이용자가 조작할 때의 느낌을 살리는 것이라 볼 수 있어요. 짧게 말하면 '사용성 개선'+'재미'라는 요소를 햅틱이라는 것으로 풀어냈다고 할 수 있죠.
칫솔 가속 센서와 배터리에 대한 질문도 있었습니다만...
윤 네, 말씀하신 가속 센서라는 게 '지자기' 센서를 뜻하는 것이면 들어 있고요. 게임으로 보면 윷놀이, 주사위 놀이, 랜덤볼 등에서 작동하고, 여러 장의 사진을 볼 때 휴대폰을 기울이면 그 방향으로 사진이 스크롤되도록 만들 수도 있습니다.
배터리도 개선되었죠. 원래 진동 소자는 100% 전압을 넣어야만 작동하기 때문에 소모량이 무척 많았어요. 하지만 이번에 쓴 솔루션은 낮은 전압에도 작동해 미세한 진동과 센 진동을 모두 표현할 수 있고 역전압을 줘서 바로 멈추게도 할 수 있거든요. 덕분에 기존 진동 대비 1/6 수준으로 배터리 소모를 줄였습니다. 애니콜 햅틱의 진동 세기는 이용자가 5단계 안에서 조절할 수 있는데, 이 진동 세기를 낮추면 소모량을 더 줄일 수 있죠.
칫솔 그 진동 모터는 새로운 것인가요?
윤
아니요. 진동 모터는 종전 다른 휴대폰에서 쓰던 모터를 넣었고요. 단지 좀더 비싼 모터를 썼다는 차이가 있을 것이고, 이것을 제어할 수 있는 솔루션이 다를 뿐이죠.
늑돌이 그렇다면 화면에 보이는 것에 대한 진동만 느끼면 화면을 보지 않고 진동을 통해 알 수 있는 정보는 없나요?
윤 꼭 그런 건 아니고요. 이번에 애니콜 햅틱을 만들면서 '햅틱콘'이라는 것을 8개 넣었어요. '햅틱'+'이모티콘'을 합친 말인데 진동 이모티콘인 셈이죠. 햅틱콘은 전화가 왔을 때 그 사람의 성향에 따라서 다른 진동으로 느낌을 전달하는데요. 꼭 전화를 받아야 할 사람이나 피해야 할 사람에 맞춰 햅틱콘을 지정해 놓으면 진동의 느낌만으로 어떤 형태의 사람으로부터 전화가 왔는지 파악할 수는 있어요. 하지만 진동의 느낌만으로 헷갈릴 수 있기 때문에 화면에 이에 해당하는 이모티콘을 띄우고 이모티콘의 움직임에 맞춰 진동 패턴을 바꾸는 재미있는 기능입니다.
칫솔 진동에 맞춰 이모티콘이 움직이는 건가요? 아니면 이모티콘에 맞춰 진동이 달라지는 건가요?
윤
닭이 먼저냐 달걀의 먼저냐의 논리인데, 처음에는 이모티콘을 먼저 만들었고 그 움직임에 맞춰서 진동을 넣은 거에요. 지금은 둘이 상호 작용하고요. 근데 여기에 재미있는 기능을 하나 더했어요. 바이오 리듬을 결합한 건데요. 이를 테면 애니콜 햅틱 주소록에 생일을 입력해 둔 이가 전화를 걸면 그 사람의 오늘 바이오리듬 정보가 뜨면서 햅틱콘이 바뀌고 여기에 따른 진동이 달라지게 되거든요. 예를 들어 전화를 건 사람이 그날 기분이 몹시 떨어진 날이라면 "여행이 필요하겠군요"와 같은 메시지를 보여주고 화면에 자동차가 움직이는 이모티콘을 띄운 뒤 여기에 맞춰 진동이 나도록 했어요. 어느 정도는 전화를 건 상태를 미리 파악할 수 있도록 해둔 건데, 재미로 즐길 수도 있지만 상대에 대한 한 마디 배려를 더하면서 교감을 나눌 수 있도록 했다는 데 의미가 있겠죠.
칫솔 안녕하세요. 점심도 못드시고 급히 모시게 됐습니다.
박주연 책임(이하 박) 안녕하세요.
윤 밥은 제가 나중에 사드리겠습니다.
4.
칫솔 그럼 이야기를 계속 이어가 볼까요? 이번은 ‘도전중’님이 남기신 건데요. 좋아하실 만한 질문일 듯 싶어요. "내수 모델의 주요 고민 요소중에 하나가 문자 보내기다. 국내 고객들은 터치나 쿼티(qwerty) 키보다도 숫자 키패드에서 엄지로 보내는 것을 선호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는데 터치패널에서 문자를 보내는 햅틱폰에서 특별히 개선한 사항은?"이라는 군요. 아마 이전의 키패드와 터치폰이 갖고 있는 문자 입력의 차이와 기존 터치 키패드에 대한 개선 사항을 알려 달라는 것 같은데요.
박
칫솔 사실 다른 터치폰을 한 번이라도 써본 이들은 터치 입력에 대해 이해가 빠른데, 아직 터치 방식을 접해보지 않은 다수에게는 여전히 입력이 어렵다 여길 것도 같은데요.
윤 필기체 입력 방식에 대해 좀더 덧붙이면 햅틱폰의 필기 인식은 손톱으로 '가나다라'라는 글자를 쓰면 그게 문자로 변환되거든요. 일반적으로 버튼을 눌러 입력하는 걸 어려워하는 이들에게는 이게 좀더 편할 수도 있겠죠.
칫솔 필기체 인식률은 어느 정도인가요?
박 지금 상황에서는 애니콜 햅틱뿐만 아니라 다른 터치 휴대폰의 필기체 인식률은 큰 차이는 없고요. 70~80% 수준일거에요. 글씨를 잘 쓰면 오타도 안 나지만, 너무 흘려 쓰면 오타가 많이 아니까. 아마 사람들마다 쓰는 필기체가 다르기 때문에 딱 정해서 말하기는 좀 어려워요. 애니콜 햅틱 같은 풀 터치 휴대폰을 쓸 때는 좀더 여유롭게 쓰는 게 좋겠죠?
늑돌이 애니콜 햅틱은 조작하는 데 스타일러스가 전혀 필요 없나요?
박 네. 전혀. 물론 스타일러스가 있기는 한데, 손가락으로 거의 모든 조작을 다 할 수 있고요. 단 이동통신 업체의 인터넷 서비스 메뉴만 빼고요. 이 부분은 이통업체가 만드는 부분이라 좀 다를 수 있고요.
5.
칫솔 아직 해야 할 질문이 많은데, 빨리 진행하도록 하죠. HFK님의 질문입니다. "LG의 터치라는 슬로건에 맞춰 삼성이 햅틱이라는 슬로건을 내세웠는데 광고만 보고는 이전 터치폰과 다른 점을 잘 모르겠다. 광고에서는 '터치 다음 햅틱'이라면서 신기술인 것처럼 말했는데, 이전 터치와 무엇이 다른지 궁금하다" 라고 했는데요. 아무래도 앞서 답변했던 기술적인 차이점과 좀 겹치는 듯 하네요.
윤 (박주연 책임께서) 할 말이 많으실 것 같은데요.
박
하하. 이 부분은 먼저 마케팅 측면에서 설명하는 게 나을 것 같은데요.
김수진 네. 경쟁사도 요새 '터치’를 키워드로 새로운 슬로건을 런칭하기도 했구요. 하지만 앞서 말했듯이 애니콜 햅틱은 다른 터치폰에서 볼 수 없는 새로운 UI를 넣어 새로운 경험을 주는 휴대폰이라 마케팅의 초점도 그것에 맞추고 있어요. “다음은 뭐지?”라는 메시지를 넣은 것도 이전에 나온 터치스크린 폰이 아니라 한 단계 더 나아간 진일보한 휴대폰이 나온다는 점을 암시했던 것이고요. 햅틱 UI는 이용자가 쉽게 다루도록 서브 메뉴가 거의 없고, 갖가지 상황에 맞춰 여러 느낌의 진동이 울리고 윈도 비스타의 사이드바에 위젯을 넣고 빼듯이 휴대폰 바탕 화면에 달력이나 시계, 지하철 노선도 같은 위젯을 손가락으로 끌어다 놓거든요. 이런 재주들을 다루다보면 마치 휴대폰이 나에게 반응하는 느낌, 나와 교감하는 느낌을 줘서 ‘살아있는 UI’처럼 여겨질 수 있고, 같은 맥락에서 핵심 카피도 ‘만져라 반응하리라, 애니콜 햅틱’으로 얘기하게 된 것입니다.
박 사실 삼성 풀 터치폰이 외국에는 출시 했지만, 우리나라에는 이번에 처음 내놓게 되는데요. 앞서 우리나라에 나온 다른 터치폰은 일반 휴대폰의 이미지를 그대로 터치 폰으로 옮겨 놓은 것이에요. 우리는 완전히 새로운 UI를 만드는 게 목표였는데, 그에 맞는 가장 적합한 방식을 고르다 보니 그게 터치였던 것이고요. 결과적으로 터치폰에 맞는 새로운 UI가 나오게 된 셈이죠. 여기에 햅틱이라는 기술을 섞어 진동 뿐만이 아니라 그야말로 ‘만져라, 반응하리라’는 카피에 어울리는 휴대폰이 되었다고 봅니다.
윤 저도 좀 덧붙이면, 사실 이전에 일반 휴대폰의 UI를 터치로 옮겼으면 우리도 터치폰의 출시가 늦지는 않았을 거에요. 그런데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 디자인 등 모든 것을 갈아 엎고, 새로 사용성 테스트를 거쳐야 했기 때문에 꽤 오랜 시간이 걸린 것이거든요. 더구나 최상의 제품을 내기 위해 보내기(send), 끊기(end) 버튼을 넣는 변경을 하고 다시 사용성 테스트를 하는 과정을 거치다 보니 점점 늦어져 불가피하게 다른 휴대폰 제조사보다 늦게 출시하게 된 것이죠. 주변에서 ‘따라했다’는 소리를 들으면 좀 억울할 수밖에 없어요.
박 사실 그런 점 때문에라도 차별화를 시도할 수밖에 없던 것 같아요. 둘을 함께 놨을 때 서로 다르게 보여야 하니까. 그러다 보니 좀더 차별화된 UI를 만들 수밖에 없었고 또 제품 디자인이 달라지면 그에 맞춰 새롭게 시스템을 개발하기 때문에 그만큼 시간이 지연될 수밖에 없는데, 그래도 기적적인 시간에 제품을 완성한 셈이에요. 햅틱 UI를 개발하는 동안 전무후무할 정도로 많은 개발 인원이 투입되었어요. 전에도 이런 적이 있었나 싶을 정도였죠. 덕분에 한 번 더 고민하고 한 번 더 테스트할 수 있었죠.
윤 사실 다른 휴대폰을 개발하고 있던 인력까지도 새 UI를 만드는 데 투입됐거든요. 다른 제품 개발보다 여기에 우선 순위를 두고 작업한 거에요. 전원이 주말에 함께 연구하고 일반인처럼 테스트에 참여했거든요.
박 사실 아주 일반적인 UI를 업그레이드 하는 시간도 많이 필요한 데, 그보다 좀더 걸려서 이 UI를 만들어 낸 것이니깐 얼마나 많은 노력이 들어갔는지 아시겠죠?
_여기서 1부 끝! 2부로 이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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