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니콜로부터 햅틱폰을 지원받아 사용한 지 어느덧 2개월. 그리고 나는 지난밤 졸지에 햅틱폰을 빼앗겨버렸다. 이제 막 정이 들어 비로소 내 휴대폰이 되었구나, 하는 나름대로의 감상(?)에 젖었던 것이 엊그제였는데.
모든 것은 지난 2개월 전으로 되돌아 간다. 햅틱폰이 처음 도착하던 날, 나는 평소에는 사용하지도 않던 카메라를 꺼내 개봉기를 쓰겠답시곤 한껏 들떠있었더랬다. 그도 그럴 것이, 햅틱폰 당시에 막 출시된 모델이었고 더군다나, 전지현이 나온 광고는 한창 화제가 되고 있었기 때문인데, 나는 그때까지도 몰랐다. 내 옆에서 호기심 가득한 눈으로 햅틱폰을 쳐다보던 그녀의 시커먼 속내를 말이다.
나보다 세 살이 많은 그녀는 평소에는 휴대폰에 대해 거의 무관심하다. 작고 예쁜 모델이면 좋겠다지만 그렇다고 딱히 선호하는 모델이 있는 것도 아니고, 휴대폰조차도 우리가 만난 3년 동안 겨우 2번만 바꿨을 정도이니... 어쩌면 그녀는 나보다도 더 지독한(?) 슬로우 어댑터라 할 수 있겠다.
그런 그녀가 어제 뜬금없이 나에게 손을 벌리더라. 햅틱폰을 내놓으라는 것이다. 물론, 겉으로는 오빠라느니, 남편이라느니 하는 달콤한 말로 나를 유혹했지만 그녀의 눈빛은 결코 그렇게 말하고 있지 않았다.
결국, 햅틱폰은 나의 손을 떠나 그녀에게로 되돌아갔다. 처음 우리집에 도착하던 그날, 햅틱폰은 이미 그녀의 소유나 다름이 없었던 것이었다. 아쉽기는 했지만, 그래도 제법 즐거웠던 지난 2개월이 아닐 수 없었다.
동방신기와 소녀시대가 출연한 햅틱폰의 새로운 광고
휴대폰은 이제 단순히 전화통화를 하고 문자메시지를 주고받는 도구에서 벗어나 일상의 어느 한 부분을 차지하는 사람들의 '필수품'이 되어가고 있다. 그런 의미에서 본다면 햅틱폰은 분명 아주 멋진 '필수품'이 아닐 수 없다. 비록 어쩔 수 없는 힘에 떠밀려(ㅠ_-) 이별하기는 했지만 말이다.
얼마 전, 삼성전자는 유럽을 포함한 해외시장에서 햅틱폰을 기반으로 한 '터치위즈폰'이라는 새로운 모델을 출시한다고 발표했다. 그리고 국내서는 오는 8월 '로모'라는 이름의 새로운 모델을 출시할 예정이라고도 한다. '슬로우 어댑터'였던 나를 '얼리 어댑터'로 바꿔놓은 힘, 어쩌면 그것이 햅틱폰이 가진 최대의 매력은 아니었을까? ;)
댓글을 달아 주세요